유가족 변호사 "정당한 이유 없이 네 차례 등 뒤에서 총격"<br />
美 법무부, '맥도날드 사건' 등 시카고 경찰 공권력 남용 조사
(서울=포커스뉴스) 시카고 경찰관이 자신의 총에 사살된 10대 흑인 소년의 유가족을 고소한다.
미국 CBS, 영국 인디펜던트 등 외신은 지난해 총으로 19세 흑인 소년 퀸토니오 르그리어와 이웃 주민 베티 존스(55)를 숨지게 한 시카고 경찰관 로버트 라이얼모가 르그리어 가족에게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정신적 고통을 주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12월26일, 아버지로부터 아들 르그리어가 연립주택 2층에서 야구 방망이를 휘두른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관 라이얼모는 현장에 출동했다. 일리노이대 전자공학과에 다니던 르그리어는 평소 정신적 문제가 있어 약을 먹고 있는 중이었다.
현장에 도착한 라이얼모는 르그리어에게 7차례의 총격을 가했다. 또 이 과정에서 사고로 이웃에 사는 흑인 여성 베티 존스가 가슴 부위에 총을 맞았다. 존스는 경찰관에게 문을 열어주기 위해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두 사람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곧 숨졌다.
시카고 경찰은 존스에 대해서만 "우연히 타격을 받아 비극적으로 죽임을 당한 희생자였다"고 인정하고 사과했다.
르그리어 유가족들은 집에서 발생한 소란에 경찰이 총기를 꺼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수차례 주장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르그리어의 어머니 재닛 쿡시는 "테이저총은 다 어디로 간 거냐? 내 아들은 7발이나 맞았다"고 미국 월간지 '어틀랜틱'에 말했다.
이에 대해 라이얼모는 르그리어가 자신을 향해 야구 방망이를 휘둘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르그리어 가족의 변호사 빌 파트리스는 "이번 소송은 라이얼모가 정당한 이유 없이 등 뒤에서 르그리어에게 네 차례의 총격을 가했다는 사실을 숨기려는 '절박한 시도'"라고 CBS 시카고에 말했다.
시카고 선타임스는 파트리스가 "르그리어가 경찰관에게 위협을 가할 길이 없었다. 총도 칼도 없었다"면서 "6~10m 정도 떨어져 있는 경찰관을 위협할 만한 무기는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매체 싱크프레스는 이같이 경찰관이 피해자를 고소하는 일명 '커버 차지(Cover charge)' 전략이 보기 드문 일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뉴욕 검찰이 비무장 상태로 경찰 총에 맞은 피해 남성을 중범죄로 기소하기도 했다. 경찰관이 그를 총으로 겨냥하는 동안 우연히 주변 시민들을 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한편 '르그리어 사건'에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칼을 소지한 채 트럭에서 물건을 훔치던 흑인 청년 라쿠안 맥도날드(17)가 시카고 경찰관 제이슨 반 다이크로부터 16발의 총격을 받고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다.
미국 법무부는 '맥도날드 사건' 이후 시카고 내 경찰의 공권력 남용 등에 대해 조사 중이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들이 총기부터 꺼내들며 용의자를 사살한다는 비판이 거세다고 외신은 전했다.지난해 12월26일 출동한 현장에서 총으로 19세 흑인 소년 퀸토니오 르그리어와 이웃 주민 베티 존스(55)를 숨지게 한 시카고 경찰관 로버트 라이얼모가 르그리어 가족에게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외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정신적 고통을 주었다는 이유에서다. ⓒ게티이미지/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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