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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타임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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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보수층의 이념은 두 가지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북한 공산주의에 대한 강력한 반공사상과 안보를 위해 한미동맹을 지키려는 투철한 사명감이다. 또 하나는 자유 경제관을 중심으로 성장주도의 경제발전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분단국가이자 세계 4대 강국을 둘러싸고 있는 한국의 특수한 상황에서 성립한 보수층의 사고일 것이다.
원래 보수(保守)란 지키고 또 지킨다는 뜻으로 오랜 전통을 유지하고 보전하고 지켜나간다는 의미이다. 영어의 “보존하다(conserve)”의 뜻에서 보수주의(conservatism)가 유래되었다. 그런데 유지하고 보전하고 지켜나가는 것이 과연 보수의 정수일까.
그러나 보수주의 본류를 생각할 때에 오로지 지키는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원래 보수주의는 1789년 프랑스혁명이 발발한 직후 영국의 정치가이자 사상가인 에드먼드 버크(Edmund Burke, 1729 - 1797)가 이듬해 1790년에 발표한 『프랑스혁명의 성찰(Reflections on the Revolution in France)』에 그 사상적 기반을 두고 있다. 그래서 버크를 흔히 보수의 아버지라고 부르는데, 버크는 이 책에서 급진적으로 전개되는 프랑스혁명에 대해 가감 없는 비판을 펼치며 그들이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를 전개하였다.
결국 버크의 말대로 당시 프랑스혁명은 나폴레옹이란 전쟁영웅의 등장과 함께 실패하고 제정으로 회귀했다. 이후 170년 동안 프랑스는 드골헌법(1958년)이 성립되기까지 혼란과 혁명을 거듭하며 왔다. 최근 대통령선거와 총선에서 프랑스 사회당의 몰락은 보수의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주는 상징적인 사실일 것이다.
그런데 버크는 반드시 전통을 고집하고 유지하며 지키는 것이 진정한 보수주의라고 하지 않았다. 버크는 『프랑스혁명의 성찰』에서 “변화의 수단이 없는 국가는 보존의 수단도 없다”고 강조하며 보수주의 핵심을 말하고 있다. 즉, 보수는 점진적 개혁을 통해 역사를 발전시킨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자유한국당이 지금 취해야 할 핵심이다.
흔히 길을 잃으면 되돌아가라고 했다. 자유한국당은 현재 국민이 보기에 갈팡질팡 갈 길을 잃고 있으며, 정부 정책에 반대만 하거나 억지를 부리는 듯하다. 그러나 무조건 반대는 능사가 아니다. 버크의 말대로 자유한국당이 변화의 수단이 없고 개혁하지 않으면 국민은 영원히 외면할 수도 있다. 그것은 당명을 바꾸고 대표를 바꾸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것이다.
현재 자유한국당의 당대표자 선거가 멀지 않기 때문에 그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않겠지만, 자유한국당의 나갈 길은 분명히 변했다는 점을 국민 앞에 명백히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제 살을 도려내고 피눈물을 흘리는 개혁으로 성찰하지 않으면 자유한국당의 미래는 암울하다. 이유야 어떻든 자유한국당은 지난 정권을 창출했고 대통령이 탄핵 당한 책임이 있다. 그래서 국민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반성과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25% 정도의 콘크리트 지지층은 자유한국당에 있다. 그렇지만, 그들 지지층을 기반으로만 앞으로 정권창출은 요원하다. 여러 여론조사나 지난 대선 결과를 종합하면 자유한국당의 지지층은 이미 노령화되었고 한 지역에만 편중되어 있다. 따라서 앞으로 5년, 10년 세월이 흐르면 흐를수록 자유한국당은 새로운 지지층을 만들지 못하면 미래가 없을 것이다.
자유한국당이 젊은이들에게 더 많은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개혁은 물론이고 정당민주주의에 대한 노력 또한 필요하다. 내년 지방자치선거 후보와 개헌에 대한 당의 정책 등이 결정되는 과정에서 투명하고 민주적이어야 함이 자유한국당의 정당민주주의를 향한 첫걸음이 된다.
[우리나라 정당민주주의를 위해 각 정당의 나아갈 길을 제언하고자 한다. 칼럼은 ①정당민주주의 ②정의당, ③바른정당, ④국민의당, ⑤자유한국당, ⑥더불어민주당 순서로 게재하고 있다.]
조규상 박사(통일한국재정정책연구소 수석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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