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아웅산 수치만을 위한 '국정 고문' 자리 신설

헌법 우회해 '국정 고문' 임명 예정<br />
군부 "삼권분립 원칙에 위배된다"<br />
NLD "취임 막는 헌법이 문제다"

편집국

news@thesegye.com | 2016-04-04 16:32:24

△ MYANMAR-NAY PYI TAW-PRESIDENT HANDOVER CEREMONY

(서울=포커스뉴스) 미얀마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아웅산 수치를 상징적인 국가 지도자로 추대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미얀마 영문 주간지 미얀마타임스는 우 틴쩌 미얀마 대통령과 NLD가 수치의 대통령 취임을 막는 헌법을 우회해 수치를 국정 고문(States Counselor)에 임명할 예정이라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웅 치 니운트 하원의원은 국정 고문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법안의 목적은 순전히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과반 정당으로 자리매김한 NLD의 최고지도자인 수치에게 국무총리 자리를 선사하기 위해서다.

틴쩌 대통령은 4일 오후 6시까지 의회에서 이의 제기를 하지 않으면 5일 오전 수치를 국정고문으로 임명할 예정이다. 치 니운트 하원의원은 "미얀마 국민이 국가 지도자로 추대하기 원하는 수치 여사를 위해 이 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지난 1일 출범한 미얀마 문민정부에서 수치는 대통령실 실장과 외무부, 교육부, 자원부 장관 등 4개 부처 수장으로 임명됐다.

법안이 통과되면 수치는 교육부 장관과 에너지기획부 장관직을 내려놓고 국정고문과 대통령실장, 외무장관을 겸임할 전망이다. 틴쩌 대통령은 교육부 장관 자리에 묘 테인 찌를, 에너지기획부 장관에는 우 페진 툰을 지명한 상태다.

미얀마 군부는 국정 고문 법안에 위헌 소지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법안이 통과돼 수치가 국정 고문 역을 맡으면 입법부와 행정부 모두에서 권력을 행사하게 돼 삼권분립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NLD는 수치의 대통령 취임을 막는 헌법 조항 자체에 대해 문제 제기를 지속해왔다. 군부 독재 시기 제정된 미얀마 헌법에는 외국 국적을 지닌 가족이 있는 인사는 대통령에 취임할 수 없다고 명시돼있다.

리처드 호르시 전 UN 미얀마 양곤지부 관계자는 "행정부와 입법부를 아우르는 자리를 신설해 추대하면 분명 수치가 더 큰 권력을 갖겠지만 효과적으로 그 권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우 미에트 뚜 미얀마 양곤대 정치학장 역시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인 견제와 균형을 깨뜨리는 법안"이라며 "한 사람을 위한 법을 제정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아웅산 수치(왼쪽)가 국정 고문직을 수행할 전망이다. 수치는 지난 1일 출범한 미얀마 문민정부에서 대통령실 실장과 외무부·교육부·에너지기획부 장관 자리를 맡았다. 임명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5일 수치는 국무총리와 유사한 국정 고문에 임명된다. (Xinhua/MOI)2016.04.04 신화/포커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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