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공천면접 첫날부터 신경전"한강벨트 재배치론에 기싸움"

3파전 서울 중·성동을 정치 인생 바치겠다 옮길 생각 없다
전·현직 대결 양천갑…정미경 지역서 요청 조수진 본인 주장
정영환 공관위원장, 후보들에 '승복' 당부

이채봉 기자

news@thesegye.com | 2024-02-13 18:18:11

[세계타임즈 = 이채봉 기자] 국민의힘 총선 공천 신청자들을 상대로 한 면접 심사 첫날부터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졌다.특히 전·현직 의원과 현 지도부 등이 공천장을 놓고 경쟁하게 된 양천갑, 중·성동을, 마포갑 면접장에선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공천관리위원회가  당사에서 진행한 면접 심사에서 양천갑의 경우 직전 당협위원장이던 조수진 비례대표 의원, 경기 수원에서 재선을 지내고 이곳으로 옮긴 정미경 전 의원, 그리고 구자룡 당 비상대책위원이 맞붙었다.
정 전 의원은 면접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1년 전 봄, 당협 내부 상황이 심한 갈등과 고소·고발로 분열이 너무 심해서 이대로 가면 절대로 승리할 수 없다며 지역구민 40여명이 나를 찾아왔다고 지역구를 옮긴 배경을 말했다. 경쟁자인 조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조 의원은 기자들에게 그건 본인 주장 같다고 일축한 뒤 공천은 6·1 지방선거 때 원칙과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준석 대표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 전 의원을 경기 성남 분당을 당협위원장에 내정했다가 논란이 일면서 지도부 교체 이후 번복됐던 점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구 비대위원은 취재진과 별도 질의응답 없이 현장을 떠났다.하태경 의원,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이혜훈 전 의원 등 3명이 맞붙은 중·성동을 면접에서는 지역구 조정이라는 예민한 질문이 나왔다.한강벨트 탈환을 위해 중·성동을에 몰린 공천 신청자들을 전략적으로 재배치할 수도 있다는 의중이 반영된 질문이었다.하 의원은 남은 정치 인생을 중구·성동을에 바치겠다고 했고, 이 전 의원은 공천을 제일 먼저 신청한 사람으로서 다른 데로 옮겨갈 생각이 전혀 없다며 팽팽한 기 싸움을 벌였다.이 전 장관은 면접 결과를 충실히 기다리면서 유세에 가야 하는 게 제가 할 일 같다고만 말했다.시대전환 출신의 조정훈 의원과 신지호 전 의원이 양자구도를 형성한 마포갑 면접 때는 상대 후보를 칭찬해보라는 공통 질문이 등장했다.내부 경쟁으로 달아오르는 면접 분위기를 식히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그러면서 공관위에서 결정하면 잘 이해하고 따라달라는 취지로 거듭 당부했다고 후보들은 전했다.단독 신청 지역구의 경우 면접은 본선 경쟁력에 관한 질문이 집중됐다. 오신환(광진을), 김재섭(도봉갑), 김선동(도봉을), 문태성(은평을), 나경원(동작을), 유종필(관악갑) 등 6명의 예비후보가 나홀로 면접을 봤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현역인 이들 지역구는 대부분이 국민의힘에는 험지로 분류된다.서울 강서을은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가 공천 부적격 판정을 받으면서 현역 비례대표인 박대수 의원이 단독으로 면접을 봤다. 이날 당사 밖에서는 김 전 원내대표의 지지자들이 모여 항의 집회를 열기도 했다.박 의원은 면접 중에 김 전 원내대표가 언급됐다면서도 구체적인 질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때 현장에서 많은 것을 보고, 우리 당의 민심을 보면서 나름대로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며 본인 답변만 전했다.면접은 같은 지역구 신청자들이 동시에 심사받는 방식으로 이뤄졌다.각자 1∼2분 이내의 자기소개를 하면 공관위원들은 후보들이 제출한 서류 등을 바탕으로 질문을 던졌다. 일부는 당을 상징하는 색깔인 붉은색 정장을 입거나 목도리·넥타이를 한 모습이었다. 붉은색 백팩을 멘 참가자도 있었다.공천 신청자가 유독 몰린 곳은 스피드 면접과 비슷한 형태로 진행됐다.김영우·허용범 전 의원과 여명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6명이 신청한 동대문갑 면접에서 자기소개는 1분으로 엄격하게 제한됐고, 공관위원들과 필승전략 등을 주제로 질의응답을 주고받았다. 송곳질문'은 없었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공관위는  서울·제주·광주의 총 56개 지역구 후보를 면접한다.면접은 오는 17일까지 닷새간 진행된다.

 

[ⓒ 세계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