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서 윤석열 만난 곽종근 "문짝 부숴서라도 의원 끌어내라 지시"

계엄 당시 윤석열과 두차례 통화 증언하며 울먹 시간 간다고 잊히지 않아
윤석열 작년 10월 '비상대권'·11월 '특별한 방법' 언급…비상계엄으로 이해

이장성 기자

news@thesegye.com | 2025-10-30 18:10:26

윤석열, 특검기소  재판 출석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 윤 대통령 탄핵 심판 피청구인 측 질문에 답변

[세계타임즈 = 이장성 기자]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이 30일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재판에서도 비상계엄 당시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비화폰을 통해 "문짝을 부숴서라도 안에 있는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이날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속행 공판을 열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7월 재구속 이후 16차례 연속 재판에 불출석하다 4개월 만에 처음으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곽 전 사령관은 이날 법정에서 비상계엄 이후 국회와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과정에서 증언했던 내용을 그대로 유지했다.내란 특별검사팀이 "당시 윤 전 대통령이 '문짝을 부수고서라도 안으로 들어가서 다 끄집어내라'고 지시한 사실이 있느냐"고 하자 "네"라고 답했다.윤 전 대통령이 의결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은 것 같다고 할 때 YTN 화면을 보고 있어서 명확히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자수서에는 거친 표현을 쓰는 게 부담스러워서 '부수고'라는 용어를 '열고'라는 용어로, '끄집어내라'를 '데리고 나와라'라고 썼다"고 했다.

곽 전 사령관은 당시 12월 3일 오후 11시 36분과 다음날인 4일 0시 31분 두 차례 윤 전 대통령과 통화했다면서 두 번째 통화에서 이 같은 지시를 들었다고 밝혔다.시간이 간다고 잊히는 게 아니다"라며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는 하도 통화를 많이 해서 뭐라고 했는지 기억 안 나는데 비슷한 결로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곽 전 사령관은 감정이 격해진 듯 울먹이기도 했다.곽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이 당시 '도끼를 사용하라'는 지시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윤 전 대통령이 도끼로라도 문을 부수라고 했느냐"는 특검팀 질문에 "도끼라는 표현은 제 기억에 없다"고 답했다.김현태 전 육군 특수전사령부 707특수임무단장(대령)에게 "전기를 차단할 수 있느냐"고 물은 건 맞지만, 이 역시 윤 전 대통령이나 김 전 장관의 지시에 따른 건 아니라고 설명했다.국회의사당의 표결이 전기로 돌아가는데, (전기를 끊으면) 그게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물어봤던 것"이라며 "이것도 안 되고, 저것도 안 되니 그거라도 되나 제 생각을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팀이 "당시 김 전 단장에게 국회의원 150명이 넘으면 안 된다고 말한 사실이 있느냐"고 묻자, 곽 전 사령관은 "'150명이 넘으면 안 된다는데 들어갈 수 있냐. 가능하냐'고 물었고, 김 전 단장이 '무리하면 안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김 전 단장이 지난해 12월 9일 기자회견에서 '150명이 넘으면 안 되는데 끌어낼 수 없느냐'는 지시를 들었다고 했는데, 그게 당시 상황과 가장 부합하는 말"이라고 증언했다.곽 전 사령관은 지난해 10월부터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언급했다고 증언했다.특검팀은 곽 전 사령관이 지난해 10월 1일 저녁 대통령 관저에서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육군수도방위사령관과 가진 저녁 자리와 관련해 "당시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이나 비상대권에 대한 말을 했느냐"고 물었다.

곽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이 직접 계엄이라는 용어를 말한 적은 없다"면서도 "당시 기억 속에 확보해야 할 장소, 비상대권, 특별한 방법 이런 게 그때부터 기억 속에 있다"고 답했다.곽 전 사령관은 지난해 11월 9일 같은 인원이 모인 자리에서는 윤 전 대통령이 "특별한 방법이 아니고서는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 언급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특별한 방법'이라고 했는데, 비상계엄으로 이해한 게 맞느냐"고 묻자, "없다고 하면 거짓일 것 같다"며 "머릿속에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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