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노인(老人)에서 혜인(慧人)으로’ 김호일 대한노인회장 인터뷰

3선 의원서 대한노인회 회장까지… 여생 ‘노인복지’에 전념
대한민국 1천만 노인인구, 노인 복지·일자리 양성 결코 피할 수 없다
초고령 사회, 노인에 필요한 건 ‘최소 복지’와 ‘최대 소통’의 지혜
곽중희 기자
news@thesegye.com | 2020-11-20 12:12:02

[세계타임즈 곽중희 기자] ‘상꼰대’ ‘틀딱충’ ‘늙은악마’ 

 

(사진=김호일 대한노인회 18대 회장) 

 

이 단어들은 우리 사회에서 노인을 비하하는 뜻을 담고 있다. 노인들은 과거 가난과 전쟁의 아픔를 견디고 오늘날 경제 10위권 대한민국을 이끌어 낸 주역의 세대지만, 이제 세대의 갈등 속 화석으로 남겨진지 오래다. 노인들은 이제 갈곳 없이 길을 배회하는 떠돌이의 신세로 남았다. 

 

OECD국가 중 노인빈곤률, 노인자살률 1위의 불명예를 기록한 대한민국. 동방예의지국이라 불리며 웃어른을 공경했던 우리의 문화는 지금 어떻게 변했을까. 물론 이를 어느 한 계층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하지만 더 이상 이 세태를 지켜볼 수만은 없는 것은, 우리 대한민국 또한 이제 노인 인구 1천만 이상의 초고령 사회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은 최근 10월 취임한 김호일 대한노인회 회장과 함께 ‘노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Q. 안녕하세요. 소개 부탁드립니다.

네, 안녕하세요. 저는 사단법인 대한노인회장을 맡고 있는 ‘김호일’입니다. 이전에 14, 15, 16대 국회의원을 지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노인 인구 1천만 이상 고령화 사회를 앞두고 있죠. 노인 문제에 관심이 많아 의원때 ‘국회 노인복지 정책 연구회’를 창립하고 회장을 맡았었습니다. 그렇게 노인 문제를 해결하는 일을 하게 됐죠.  

 

그렇게 지금은 대한민국 노인 분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이 자리에 서게 됐습니다. 3번째 출마만의 일입니다. 

 

 

Q. 대한노인회장에 출마하시게 된 계기는? 

의원직을 마치고 난후 제가 거주하는 아파트 경로당에서 노인분들과 어울리기 위해 경로당에 갔었어요. 그런데 당시 입주자 대표가 노인분들의 호응을 많이 받지 못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65세 이상 노인분들 명단을 뽑아서 선물도 돌리고, 같이 대화를 나누며 그분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았지요. 

 

당시 주변에서 “국회의원 때부터 노인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졌었으니, 자리를 하나 맡으셔서 노인 문제 해결에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는 제안이 왔습니다. 해서 대한노인회 중앙회장 선거에 나서게 됐지요. 대의원들을 찾아다니면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어요. 

 

첫 선거인 16대 선거는 안타깝게 2등에 그쳤어요. 그후에 제 17대 회장 선거가 있었어요. 현재 봉착한 에로사항이나 어려움을 파악해서 공략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약 7년을 전국연합지회를 찾으며 대화와 조사를 했지요. 당시 또 일이 있어서 당선이 되진 못했죠. 그런데 전 회장이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사임하게 되면서, 18대 선거를 하게 됐고 드디어 회장에 당선됐습니다. 표 차이는 2등과 2배 차이로 압도적이었습니다.  

 

Q. 정말 축하드립니다. 대한노인회장으로서 보신 국내 노인 분들의 복지 수준은? 

수명이 늘면서 사람들이 장수하게 됐지만, 늘어난 수명만큼 경제적 대책은 수립돼 있지 않아요. 이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연금을 받는 노인들을 제외하고는 무방비 상태로 노후를 맞이하고 있어요.  

 

“노인에게는 한 달 용돈이 최소 30만원은 필요하다”는 조사 결과가 있었어요. 자녀들에게 손을 벌리기에는, 대부분의 자녀가 자기 먹고살기도 급급하거나, 양육과 결혼 생활 때문에 노부모를 지원할 수가 없는 벅찬 현실이죠. 

 

한국은 OECD국가 중 노인 빈곤율, 자살률 1위의 불명예를 안고 있어요. 장애인·아동 복지 등은 사회 각층에서 목소리를 내 복지가 어느 정도 이뤄졌지만 노인들의 경우, “나라가 힘든데 우리까지 목소리를 내냐” 등 상대적으로 큰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어요.

 

이런 노인들의 생활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노인들이 함께 모여서 한목소리를 내야 해요. 1천만 노인 시대가 오는 가운데 노인 복지는 이제 필수가 됐으니까요. 

 

저는 앞으로 정치권에서 일했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노인 복지에 대해 정부와 계속해서 소통해 노인 복지를 늘여나갈 계획이에요. 

 

 

 

Q. 좀 더 구체적으로 개선돼야 할 국내의 노인 복지에 대해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쉽게 말하면, 선진국이라 하는 복지국가들은 노인에 대해 경제적 지원을 후하게 주는 편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딱히 마땅한 복지가 이뤄지지 않고 있지요. 

 

최근 각 지자체 별로 교통비 지원을 하는 등 단계별 복지를 하는 곳이 점차 생기고 있기는 하나, 각 지역별로 천차만별입니다. 동시에 노인들에게 한달에 30만원을 지원하는 정책안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어요.   

 

노인 지원은 노인의 생활 지출을 줄여 기초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래서 대한노인회는 앞으로 노인들의 지출을 줄이기 위해 몇 가지 정책을 만들어 갈 예정입니다. 

 

첫째, 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비를 전국의 모든 노인들에게 제공하자고 제안할 예정입니다. 지하철을 탑승함으로 노인 분들은 자연스레 걷게 되고 운동도 할 수 있죠. 그럼 건강에도 좋은 영향을 미칩니다. 그와 동시에 노인 의료비 지출액(연평균 33조원 상당)도 줄어들죠. 노인들도 건강하게 100세까지 살기를 원하지, 아픈 상태로 가족들에게 짐이 되기는 싫을 겁니다.  

 

둘째, 종교 단체와의 자매 결연을 통해 노인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일입니다. 대한노인회에서 자금을 마련해 종교 단체 등에 재료값을 제공하고, 노인 분들은 그곳에 가서 밥을 먹고 또래 노인들과 어울릴 수도 있게 됩니다. 

 

셋째, 주말에 근무를 원하는 노인들은 주민센터에서 일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심심함과 무료함을 덜어주고, 일할 욕구를 불러 일으킴과 동시에 생활비도 벌 수 있게 합니다. 물론 그 일자리는 청·장년층의 일자리를 뺐는 개념이 아니라, 노인에게 알맞은 일자리를 만들어 제공하는 겁니다.   

 

요즘 청년 일자리를 정부서 많이 강조하는데 그만큼 또 중요한 게 노인 일자리 입니다. 예로 ‘문화재 발굴 사업’과 관련된 일자리의 경우, 청년층보다 노인층에 더 적합한 일자리라고 봅니다. 노인 분들이 청년들보다 흙과 유산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흙을 걷어 내는데에도 더 조심스러워 효과가 있겠죠. 그렇게 ‘노인 전용 일자리’를 탄생시키는 것이죠.  

 

노인들에게 적합한 그리고 잘 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정말 일하기 힘들 정도로 건강과 환경이 어렵지 않은 이상은 노인들도 일을 할 수 있으니까요. 정말 열악한 분들은 나라에서 최소한의 복지를 제공해줘야겠죠. 

  

(사진=한국도시털도노동조합지회의 포스터) 

 

 

Q. 노인 연령 기준을 높여야 한다는 말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맞아요. 유엔은 65세 이상을 노인으로 기준하고 있어요. 그런데 지금은 고령화 시대가 돼서 노인 연령을 70세 이상으로 하자는 말도 나오고 있죠. 

 

그런데 문제는 노인의 기준 연령이 높아지면 동시에 정년퇴직의 연령기준도 높아져야 하기에 “청년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모순이 있어요. 모든 계층이 전부 연관이 돼 있는 거죠. 한쪽만 생각하면 다른 한쪽에 피해를 보게 된다는 한계점이 있어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봉급 상한제, 차등제 등을 적용해서 유기적으로 기업을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노인들은 많은 급여가 필요하지 않지만 급여를 적게 받더라도 성취감을 느끼며 ‘일을 할 수 있는 자리’를 제공하는 거죠. 또한 노인들의 지혜와 경험을 공유하는 등 상담자로서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로 다른 계층의 일자리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는 거죠. 청년층과 노인층의 삶의 상황과 패턴은 분명히 다릅니다. 노인은 노인으로서 적합한 일자리를 하는 게 잘실합니다. 그렇게 국가도 지출을 최소화하는 거죠.  

 

 

Q. 한국 사회에서의 ‘노인’에 대한 인식은?  

우리나라에서는 노인을 ‘늙은이’‘꼰대’라 칭해서 “사회에서 물러나라”는 시각이 존재합니다. 그런데 영국 속담에서는 노인을 ‘지혜가 담긴 한 권의 책’이라고 존중하는 ‘공경과 공생’의 문화가 존재합니다. 우리나라도 이처럼 노인 인구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인식의 전환도 시급한 상황입니다. 그러려면 노인들도 함께 존중 받을 수 있는 인품과 모습을 갖춰 가야겠죠.  

 

최근 고민을 하다가 제가 ‘노인(老人)’이라는 단어를 ‘혜인(慧人)’으로 바꾸는 운동을 하면 어떨까 해서 추진하고 있어요. 노인은 단순히 ‘늙은 사람’이 아니라 ‘지혜로운 사람’이라고 인식을 바꿔 가는 것이지요. 

 

젊은이들은 내가 경험하지 못한 인생의 경험을 노인들에게 들어서 지혜를 구하고, 노인들은 젊은이들에게 지혜를 전해 줌으로 뿌듯함을 느끼고 성취감을 느끼게 각 세대가 서로에게 힘이 돼 줄수 있게 말이죠.   

 

 

Q. 고령화 사회와 관련한 사회 문제들에 대한 이야기... 

노인 인구가 늘면서 홀로 된 노인들을 짝지어 주는 문화도 생각했는데, 이 부분은 여러 복잡한 문제가 얽혀 있더라고요. 서로 외로움을 덜어 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는데 쉽지는 않아 보였어요. 

 

또한 정치 분야에서는 미국의 경우, 원로 의원을 뽑는 제도가 있습니다. 노인만이 노인의 입장에서 무엇이 불편하고 어려운지 알 수가 있잖아요. 그래서 노인 문제만 다룰 수 있는 원로 의원들이 그 역할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노인의 경우, 대부분의 보험을 가입할 수 없는데 이런 부분은 정책 개선을 통해 노인들이 가입할 수 있는 보험을 따로 개발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 노인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죠. 

 

저는 정치에 몸 담았던 입장에서 경륜과 경험을 통해 공식적으로 노인 문제에 대해 현직에 있는 정치인들에게 호소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군 이하의 지역에는 노인 인구가 35%이상이 될 거란 전망이 있어요. 노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사회에 대한 이해, 경륜과 경험 등이 정치에도 적용돼야 진정한 복지 사회가 설립될 수 있다고 믿어요. 

 

최근에 그런 생각도 했어요. 이 나라에 진정한 어른이 없다… 예전에 고 김수환 추기경처럼 대통령이나 정치인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하고, 그들이 그 말을 듣고 수용해 더 옳은 일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어른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정말 동감합니다. 회장님께선 혹시 인생의 좌우명이 있으신가요? 

이웃과 사회를 위해 유익한 사람이 되자. 내 스스로가 살아오면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됐어요. 어릴 때 가정의 덕을 크게 보지 못했었어요. 모든 것을 내 스스로 개척해 나가야 했지요. 매마른 땅을 스스로 일궈냈기에,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게 아닌가 싶어요. 그래서 제 자녀들에게도 이 얘기를 늘 해주고 있지요.


(사진=대한노인회 1층 로비에 걸려있는 글귀)

 


Q. 한국의 노인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성숙한 노인 복지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노인들이 단결해야 합니다. 한 덩어리가 돼 한목소리를 냈으면 좋겠습니다. 단결해야 목소리에 힘이 있고, 노인을 위한 복지를 이뤄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노인들이 단결하고 단합하기를 호소드립니다. 대한노인회를 중심으로 함께 뭉쳤으면 합니다. 

 

지역 선거 시에도 노인들의 표가 하나가 됐을 때, 정치권에도 목소리를 내고 힘을 발휘할 수가 있습니다. 그래야 정치인들도 노인들을 의식하고 노인 복지에 더 신경을 쓸 것입니다.

 

노인 분들에게는 권력·돈보다도 친밀한 인간관계가 더 중요하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습니다. 그러니 노인들끼리 서로 얽히고 얽혀 ‘인생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 즐기면서 살 수가 있는 최소한의 복지가 마련돼야 합니다.      



Q. 인생에서 가장 회장님께 큰 영향력을 준 사람?

우리 어머니가 평생 고생을 많이 하셨어요. 자식 둘을 키우기 위해 희생을 많이 하셨죠. 그 희생정신을 값지게 여기면서 저는 열심히 살아왔던 것 같아요. 어머니가 가장 큰 교훈이 되신 분이죠. 다시 뵙고 싶네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오늘 이렇게 찾아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앞으로 국내의 노인 복지를 위해 전심으로 뛰겠습니다. 대한민국 노인 여러분, 늘 지켜봐주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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