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 정의로운 사회로 나아가는 길

미추홀소방서 도화119안전센터 소방교 권기철
윤일권
news@thesegye.com | 2020-04-02 01:17:20

 

정의로운 사회란 어떤 사회인가. 아리스토텔레스는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분배하는 사회’를 정의로운 사회라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같은 것이란, 국민이라면 마땅히 누려야 하는 기본권을 말한다.

 

신체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자유권과 투표권, 선거권을 보장하는 참정권, 교육받을 권리와, 일 할 권리를 보장하는 사회권 등이 대표적이다. 반대로 다른 것은, 소득과 공직, 권력, 명예 등 희소자원을 말한다.

 

희소자원은 모든 사람이 아닌, 이것들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에게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 정의다. 가령 의사는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면허를 취득한 자만이 할 수 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라는 명예는 올림픽에서 가장 뛰어난 기량을 가진 사람만이 가질 수 있다.

 

그렇다면 소방서비스는 전자와 후자 중 어떤 것일까. 소방서비스는 국민이라면 모두가 누려야 할 기본권이다. 화재는 그 대상이 부자인지 빈자인지, 또는 도시에 사는지 시골에 사는지 구분하지 않는다. 동시에 화재가 발생하면 한 개인이 극복하고 감당하기 어렵다.

 

게다가 평생 한 번 발생할까 말까한 화재의 위험 때문에 값비싼 비용을 지불하며 개인적으로 소방대를 꾸릴 수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개개인은 사회적 계약의 일환으로 세금을 내는 것이고, 국가는 그 세금 중 일부를 사용해 소방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국가는 모든 국민에게 동등한 수준의 소방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모든 국민에게 동등한 수준의 소방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국가가 아닌 지방자치단체가 소방서비스를 제공해왔기 때문이다.

 

지자체가 소방서비스를 제공하면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지자체별로 재정능력이 다르기 때문에 소방서비스의 질 또한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이는 소방인력 부족 현황을 보면 알 수 있다.

 

소방인력 법적 기준은 지역의 인구와 면적 대비 있어야 하는 최소한의 소방인력을 말하는데, 2018년 기준으로 보면 이 최소한의 기준에 60%도 못 미치는 지자체가 있다.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소방서가 없는 지역도 있고, 소방대원 한 명이 책임지는 지역도 적지 않다. 반면 서울은 법적 기준에 90%를 웃돈다. 즉, 사람과 돈이 몰리는 수도권은 소방력도 탄탄하지만, 그 외 지역은 그렇지 못해 안전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안전불평등을 해소하고자 4월 1일부터 소방서비스의 책임주체가 지자체에서 국가로 바뀐다. 책임주체가 국가로 바뀌면 국가재정으로 소방조직을 운영할 수 있다.

 

그러면 재원이 없어 장비가 노후화 되고 인력이 부족했던 지역의 소방력을 강화할 수 있다. 물론 여전히 소방 조직의 인사권과 지휘권이 지자체장에 있다는 점은 풀어야 할 숙제다. 그

 

럼에도 국가재원을 투입해 2022년까지 소방인력 2만여 명을 보충해 지역 간 안전불평등을 해소한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은 기본권인 소방서비스를 모든 국민에게 동등한 수준으로 제공한다는 점에서, 대한민국을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정의로운 사회로 한 걸음 내딛게 할 것이다. 

 

 

[인천=세계타임즈 윤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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